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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인간관계와 행복

by 해피오픈맨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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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와 행복

인간관계와 행복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긍정적인 인간관계는 그 자체로 만족감을 주게 된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내재적 욕구이기 때문이다(Deci & Ryan, 1985). 긍정적 인간관계는 자존감과 정신건강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감과 사회적 지지는 전반적인 신체적, 육체적 기능을 향상할 뿐 아니라 질병으로부터 회복을 촉진한다(Cohen & Herbert, 1996). 인간관계가 결여된 것은 흡연보다도 더 강력한 수명 단축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House, Landis & Umberson, 1988)

 

인간관계는 불행을 초래하는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한 연구자료(Veroff, Douvan & Kulka, 1981)에 따르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최근에 일어난 가장 괴로운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0% 이상이 인간관계와 관련하여 답을 하였는데 특히 중요한 사람과의 이별이나 갈등을 들었다. 배우자의 사망은 가장 고통스러운 생활사건이었으며 심리적으로나 신체적 건강에 모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이 심리치료를 받게 되는 가장 흔한 문제는 바로 인간관계 문제에서 비롯된다. 중요한 사람과의 갈등이나 이별은 우울증, 외로움, 자기 파괴적 행동을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고통스러운 인간관계는 신체적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Kiecolt-Glaer, 1999). 이처럼 인간관계는 우리의 행복과 불행에 매우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삶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인간관계의 욕구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관계의 욕구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인간의 동기나 발달과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려는 선천적인 욕구를 지니기 때문이다. Deci와 Ryan(1991)은 관계성의 욕구를 인간의 주요한 내재적 동기로 여기고 있으며, Baumeister와 Leary(1995)는 소속 욕구를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기본적 동기로 보았다. 

Klein, Mahler, Winnicott 등과 같은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관계 욕구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고 주장했다. 

관계 욕구가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생물학적 조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은 가장 무력한 상태로 태어나는 동물이다. 태어나자마자 서고 걷고 뛰는 다른 동물에 비하면, 인간의 신생아는 너무나도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까지 가장 오랜 양육기간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 신생아가 일어서서 걷기까지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며 스스로 자기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까지는 2~3년이란 세월이 필요하다. 이렇게 미숙한 상태에서 태어나는 인간은 출생 시부터 장기간 부모의 보호 아래 양육되어야 하는 존재이다. 이렇듯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보호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의존적인 존재이다.  

 

진화심리학 관점으로 보면, 어린 유아는 부모로부터 관심과 보살핌을 유인할 수 있는 속성을 갖춰야 했다. Vaillant(2005)의 파충류와 포유류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알에서 갓 깨어난 파충류의 새끼는 매우 조용한 데 반해서 갓 태어난 포유류의 새끼는 매우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포유류 새끼는 소리를 통해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호자에게 보냄으로써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다. 무력한 상태로 태어나는 인간의 경우는 그 경향이 더욱더 강하다. 신생아의 행동 중에는 부모의 관심을 끌고 보호와 애정을 얻으려는 목적과 관련된 것이 많다.

 

발달심리학자에 따르면, 신생아는 무력하지만 여러 가지 반사 행동을 나타낸다. 이러한 반사 행동 중에는 손에 무언가가 닿으면 강하게 잡아대는 잡기 반사(grasping reflex)가 있는데, 이는 양육자를 붙잡아 매달리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생존가치를 지닌 본능적 행동으로 이해되고 있다. 

개체로서의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나약한 존재이다.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신체적 능력이 부족하다.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도 없고, 신속하게 오래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신체적 조건으로 약육강식의 환경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서로 힘을 합하는 협동적 생활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함께 모여 사는 군집생활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주요한 요인이 바로 이러한 집단생활을 통한 개체의 경험을 공유하고 누적하는 과정을 통해 문명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신체적  나약함이라는 인간의 생물학적 조건은 인간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존재로 만들고 있다. 

진화의 관점에서 인간관계의 욕구는 인간의 적응을 돕는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인간의 조상들은 신체적으로 나약한 존재였기 때문에 맹수들의 위협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 집단생활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또한 자손의 번식을 위한 대상을 유혹해야 했고 자손을 보호하고 양육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해야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간관계는 인간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기본적인 동기이며 인간관계의 충족을 통해 행복과 만족감을 경험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관계는 행복뿐만 아니라 불행의 주요한 원천이 된다. 긍정적 인간관계를 통해서는 행복과 만족을 얻지만, 부정적 인간관계에서는 고통과 불행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 인간관계에서의 긍정 경험들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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