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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명상의 심리적 변화

by 해피오픈맨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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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추구를 위해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영적 추구는 초월적인 인격신을 가정하는 유신론적 입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무신론적 입장에서도 가능하다. 개인의 종교적 입장이나 신의 존재에 대한 입장을 넘어서서 이루어질 수 있는 영적 추구 방법 중에 명상이 있다. 명상(meditation)은 주의를 한곳에 집중하여 마음을 청정하게 만들고 나아가서 삶에 대한 통찰에 이르게 하는 영적인 수행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명상은 본래 힌두교나 불교의 수행방법으로 시작되었으나 다른 종교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종교적 입장을 떠나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적 추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명상 방법은 주의를 집중하는 대상이나 방식에 있어서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집중명상과 관찰 명상으로 나눌 수 있다. 

  • 집중명상(samatha) : 주의를 지속적으로 한곳에 집중하는 방법으로서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마음상태를 경험하고 계발하는 것을 목표로 함. 촛불이나 만다라와 같은 시간적 대상, 특정한 단어나 구절의 암송과 같은 청각적 대상, 특정한 신체 부위, 어떤 심상이나 사고 내용 등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 
  • 관찰명상(vipassana) : 변화하는 의식과 현상에 의식을 집중하여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알아차리는 방법으로서 흔히 마음챙김 명상(mindfulness meditation)이라고 불리고 있다.  

마음챙김 명상

최근에 많은 심리치료자들이 마음챙김을 심리치료의 주요한 기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음챙김 명상은 이러한 치료적 기능을 지닐 뿐만 아니라 영적 성장을 촉진한다. 마음챙김 명상은 주의를 내면으로 집중하여 자신의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방법이다. Germer(2005)에 따르면, 마음챙김의 핵심적 특징은 (1) 현재의 경험을 (2) 수용적으로 (3) 자각하여 알아차리는 것이다. Kabat-Zinn(1990)은 마음챙김을 통해서 현재의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이 증진되고, 의도적으로 몸과 마음을 관찰함으로써 순간순간 체험한 것을 느끼며, 또한 체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보았다. Teasdale 등(2000)에 따르면, 마음챙김은 생각과 감정을 현실의 반영이 아닌 내적인 정신적 사건으로 자각하는 능력, 즉 자기자신을 생각과 감정에서 분리하여 거리를 두는 능력을 증진시킨다. 

 

마음챙김 명상에 의한 심리적 변화

마음챙김 명상의 주요한 특징은 현재의 자기 경험을 관찰하되 비판단적, 비평가적, 수용적 자세로 관찰에 임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현상과 체험을 '있는 그대로', 즉 그러한 알아차림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하거나 평가와 판단을 하지 않는 수용적 자세로 관찰한다(장현갑 등, 2007). 이러한 수용적 자기관찰은 자기 이해와 더불어 자기수용을 증진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평정과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호흡, 걷기, 신체활동, 감각, 감정, 생각, 욕망 중 어떤 것에 대한 관찰이든 주의 깊게 지속적으로 변화를 관찰한다. 이러한 꾸준한 관찰을 통해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자기 경험의 세밀한 속성과 변화를 알아차리게 된다. 이를 통해서 자기이해와 자기 통제가 증진될 뿐만 아니라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에 이를 수 있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험을 관찰하는 과정에서는 우리의 의식이 '관찰하는 의식'과 '체험하는 의식', 즉 관찰 자아와 체험 자아로 분리되어 이들 간의 탈동일시가 일어나게 된다(권석만, 2006). 이러한 탈동일시를 통해서 다양한 심리적 경험을 충분히 자각하되 정서적 동요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서 자기 경험(생각이나 감정)을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면, 어떠한 부정적 경험(분노, 불안, 우울을 유발하는 경험)에 대해서도 그것에 함몰되지 않은 채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심리상태를 견지할 수 있게 된다(Kabat-Zinn, 1990). 마음에 떠오른 '모든 감정이나 생각'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나타난 하나의 사건'으로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함으로써 그러한 감정과 생각으로 인한 정서적 동요를 경험하지 않게 된다(Teasdale, 1999).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관찰 자아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몸과 마음의 현상을 생생하게 알아차리되 그에 휘말리지 않고 평정한 마음상태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권석만, 2006).

 

현재의 자기 경험을 세밀하게 관찰하게 되면, 매 순간의 경험이 항상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피상적인 관찰에서는 과거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느껴졌던 경험들이, 세밀한 관찰 속에서는 각기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알아차려지게 된다. 개울가의 돌들은 대충 보면 비슷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각기 독특한 모양과 색깔과 재질을 지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반복되는 화면과 줄거리의 드라마는 우리를 권태롭게 만들지만, 항상 새롭게 펼쳐지는 우리 자신의 내면적 드라마는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를 탈친숙화(defamiliarizing)라고 한다. 이러한 탈친숙화는 매 순간의 자기 경험에 대해서 신선함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에 삶에 대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끊임없이 새롭게 펼쳐지는 내면적 세계를 관찰하는 마음챙김 명상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보다 흥미롭고 경이롭게 느껴지고 그 결과 명상수행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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