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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발달심리학이란

by 해피오픈맨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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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달의 개념

발달(development)은 인간의 생명이 시작되는 수정의 순간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전 생애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변화의 양상과 과정을 의미한다.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발달과정에는 어떤 특징이 양적으로 증대되고, 기능이 유능해지며, 구조가 더욱 복잡해지는 긍정적인 변화와 더불어 양적으로 감소되고, 기능과 구조가 쇠퇴하는 부정적인 변화가 함께 포함된다. 

흔히 아동기와 청년기의 발달은 긍정적인 변화인 반면에 중년기 이후부터 노년의 발달은 쇠퇴로 인한 부정적 변화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밝혀진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노년기에도 분석, 통합, 추론, 문제해결능력 등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발달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Baltes, 1987). 따라서 인간의 발달적 변화를 시기에 따라 긍정적이나 부정적으로 변화한다고 생각하는 단순한 증가와 감퇴의 도식은 발달과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된 개념으로서 성장(growth)과 성숙(maturation)을 들 수 있다.

성장은 주로 신체적 특징의 긍정적 변화를 뜻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져 왔으나, 근래에 와서 지적 성장이라는 용어와 같이 성장과 발달은 서로 교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된다.  성숙유전인자가 발달과정을 방향 짓는 기제를 뜻한다(Crain, 1992). 성숙은 환경의 영향과는 전적으로 무관한 유전적 특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발달적 변화에 국한된다. 그러나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환경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전적으로 성숙에 의존하는 변화가 있을 수 있는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2) 발달심리학의 정의

발달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은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모든 발달적 변화의 양상과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의 분야이다. 발달심리학이란 주로 아동기와 청년기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최근에는 성인기와 노년기를 포함하여 전 생애를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발달심리학이란 이와 같은 생애발달적 관점을 강조하여 흔히 생애발달심리학(life-span developmetal psychology)이라 칭한다. 

발달심리학이 갖는 생애발달적 관점의 중요성은 단순히 성인기와 노년기를 발달연구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사실 이상이다. 생애발달적 관점의 중요성은 모든 연령과 시기의 발달이 상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각성시켜주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4세 유아의 놀이장면에서 나타나는 성 역할 특성은 청년기에 원만한 이성관계의 형성과 성인기 가족 내에서의 성 역할을 예견할 수 있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생애발달적인 안목 없이 유아기를 연구하는 것은 인간의 발달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좁힐 위험이 있다. 마찬가지로 청년기와 성인기에 나타나는 많은 특성들은 영아기와 유아기의 성장과정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러한 특성이 형성된 원인과 배경을 찾아내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영·유아기 발달, 아동 발달, 청년 발달 등 모든 단계의 발달심리는 궁극적으로 생애발달심리의 전체적인 틀 속에서 연구되고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발달(human development)은 생애발달적 접근을 갖는 발달심리학의 다른 명칭이다. 인간발달과 발달심리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인간발달을 명칭 그대로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의 발달과정에만 관심을 갖는 학문으로 보는 견해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발달심리학의 많은 현상과 이론들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인간의 발달과정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인간발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3) 발달심리학의 역사

가. 아동연구

발달심리학은 아동연구에서부터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아동을 심리적 측면에서 성인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성인의 축소판으로 믿어온 것 같다. 아동이 태어날 때 이미 성인과 같은 특성들을 지니고 있다는 믿는 이러한 초기 아동관을 전성설(preformationism)이라 부른다. 

 

아동의 특성에 체계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최초의 학자는 John Locke(1632~1704)와 Jean-Jacques(1712~1778)이다. Locke는 아동을 태어날 때 선천적으로 결정된 어떠한 특성도 소유하지 않는 백지(tabula rasa) 상태라 간주하고, 아동은 그들이 속한 환경 내에서의 경험의 내용에 따라 서로 다른 사고와 감정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해가게 된다는 환경 결정론적 발달관을 제시하였다. 

 

이와 반면에 최초의 아동심리학자가 불리는 Rousseau는 아동은 태어날 때 각기 독특한 발달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Rousseau에 의하면 개개 아동이 갖는 독특한 내재적인 성장력은 각 발달단계에서 환경이나 교육에 의해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통제되거나 억압받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최상의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Rousseau는 그의 저서 『에밀(Emile) 』(1762/1948)에서 아동의 발달을 유아기(출생~2세), 아동기(2~12세), 아동후기(12~15세), 청년기(15세 이후)의 네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가 갖는 독특한 심리적 특성을 진술함으로써, 성장에 따른 질적 변화를 강조하는 오늘날 발달관의 기초를 닦았다. 

 

최초의 발달심리학 분야를 확립한 학자인 G. Stanley Hall(1846~1924)은 아동들이 가지고 있는 일상의 지식들을 질문지를 통하여 찾아내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아동의 마음의 내용 』이라는 연구논문을 출간함으로써 최초로 객관적이고 기술적인 발달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에 크게 주목을 받았던 챨스 다윈의 진화론을 발달에 적용하여 아동발달이 발생적 심리학(genetic pshchology)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 전통은 지금도 발달심리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Arnold Gesell(1880~1961)은 아동연구에 발생학적 모델을 적용시킴으로써 아동심리학의 확립에 크게 기여한 학자이다. 그는 심리학자 의학을 함께 전공해 아동발달 과정을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토하였다. 그는 태내 배아의 성장과정에 대한 관찰과 아울러 출생 후 초기 신체 및 운동 기능의 발달과정을 면밀히 관찰하여 '머리 쪽에서부터 아래로', '몸의 중심부에서 말초부로', '대근육을 사용하는 큰 운동에서 소근육을 사용하는 미세운동'으로 이루어지는 신체발달의 기본방향을 설정하였다. 특히 정상적인 아동은 모두가 동일한 순서를 거치지만 그 성장 속도는 상이하며, 이러한 성장 속도가 기질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주장한 것은 최근 발달심리학에서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기질(temperament)에 따른 개인차 연구의 모태가 된다. 

 

나. 청년연구

청년연구를 체계적으로 시작한 최초의 학자는 Hall이다. Hall은 청년발달에 있어 생물학적 요인을 강조했다. 성호로몬 분비와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들이 청년 발달의 방향을 결정하며 발달과정에 통제한다고 믿었다. Hall은 널리 알려져 있듯 청년기를 '질풍노도(storm and stress)의 시기'라 이름 짓고, 청년기는 급변한 성적인 성숙으로 인한 무한한 충동력과 정신적 에너지를 갖게 되며, 성급하고 과격하며 격정적인 활동성을 초래하게 된다고 했다. 청년기를 동요, 갈등, 위기의 시기로 보는 Hall의 견해는 발달심리학의 청년기 관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Freud와 Erikson을 거쳐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발달심리학자는 아니지만 청년기에 대한 Hall의 관점을 비판하면서 청년 심리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이론가는 Margaret Mead(1901~1978)이다. Mead는 1925년부터 2년간 사모아 섬의 청년들을 관찰한 결과, 이들 청년들에게서 서구사회의 청년들이 보여주는 질풍노도와 같은 갈등과 위기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Mead는 그 원인이 경쟁이나 성인으로서의 역할 압력이 없으며 인간관계가 조화롭고 따뜻한 사모아인의 문화적인 생활양식에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청년기 심리적 특성의 문화적 상대론을 제시하였다. 

 

청년기 발달적 특성을 생물학적 요인이나 사회문화적 요인의 영향으로 구분 지어 설명한 두 이론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볼 때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다. 모든 발달이 그렇듯이, 청년기 발달 또한 분명히 생물학적 특성과 사회문화적 특성이 상호작용함으로써 통합된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all과 Mead의 청년연구는 청년기 특유의 발달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경험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적 접근에 의해 검토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다. 성인 및 노년 연구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발달심리학은 그 기초를 주로 아동심리학에 두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발달심리학이 성인과 노년기를 포함하는 전 생애적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19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반면 독일 발달심리학은 일찍부터 발달을 전 생애에 걸친 변화과정으로 고려하는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생애발달 연구가 주로 독일 Max Planck 인간발달 및 교육연구소에 있는 Baltes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그 전통을 보여주는 것이다. 

 

발달심리학에서 성인기 및 노년기 연구는 주로 두 가지 접근으로 이루어진다. 

 단계 중심적인 접근 : 우리의 전 생애에서 가장 긴 기간을 차지하고 있는 성인기 및 노년기의 지능, 기억, 성격 등 여러 영역에서의 심리적 특성을 진단하고 이해하며, 아동기나 청년기 발달 양상과의 차이점을 밝힘

과정 중심적인 접근 : 특정 심리적 특성이 전 생애에 걸쳐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변화 양상을 밝히고자 함. 인간의 성격을 구성하는 여러 요인 중 노년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가장 일관성 있게 지속되는 요인은 무엇이며, 환경의 영향에 의해 가장 쉽게 변화하는 요인은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연구.

 

<출처 : 발달심리학, 송명자,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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